"가스불 켜놓고 왔어요"...이륙 직전 내려달라고 요구했을 때 승무원이 보인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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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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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를 만나러 가야겠어요. 당장 내려주세요." 얼마 전 항공기를 탄 한 여성이 자신의 남자친구와 전화로 말다툼을 하던 끝에 벌떡 일어나 이렇게 외쳤다고 합니다. 그것도 항공기가 이륙하려고 움직이고 있던 와중에 말이죠.

이처럼, 택시에서나 있을 법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항공기에서 비일비재하게 생기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륙직전 갑자기 내리겠다는 승객들이 발생해 항공사 입장에서 골머리를 앓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인지, 얼마나 빈번히 발생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자발적 하기' 점점 느는 추세
피해도 불가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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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를 탔다가 이륙하기 전 "내리겠다"고 요청하는 이른바 '자발적 하기' 사례가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390건, 2019년 359건이었다가 2021년 420건으로 급증했다가, 지난해 2022년에는 563건까지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보통 항공기 탑승 직후에 발생하지만, 만약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는 도중 하기를 요청하는 승객이 발생하면, 공항 및 항공사의 보안 프로그램에 의거해 항공기는 탑승구로 다시 돌아가야 하며 탑승객 모두 각자의 소지품 및 휴대 수하물을 들고 내려야 합니다.

이로 인해 다른 승객들이 목적지에 늦게 도착해 일정에 문제가 생기는 등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게 되고 항공사는 재 운항을 위한 추가 급유, 승객들과 수하물의 재 탑재로 인한 지상조업 비용 및 인건비 등 운항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항공사 측 "방법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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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것 처럼, 자발적 하기는 승객들에게 불편함을 줄 뿐만 아니라 항공사에도 막대한 손해를 입힙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등 일반 교통수단과 비교해 항공사나 승객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항공사가 승객을 제지할 권한은 없다고 하는데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국내 항공사들은 2019년부터 자발적 하기 승객에 대한 위약금을 부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하기 사유를 거짓으로 말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조사 과정에서 건강상 이유를 제시한다고 해도 이를 가려낼 방법이 적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자발적 하기' 이유, 1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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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승객이 자발적 하기를 요구할 경우, 항공사는 해당 승객을 내려줄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의 사망이나 본인 건강 악화 등 갑작스러운 사유가 발생할 수 있어서인데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가족의 코로나19 감염’ 등을 이유로 하기를 요청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하죠. 자발적 하기의 주요 요인은 안타깝게도 공황장애 등 건강상 이유가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건강상 사유를 제외하고는 개인적 사유가 전체의 34.4%에 해당합니다. 개인적 사유란 물품 분실, 예약 실수와 같은 것들인데요.  문제는 갑작스레 비행기에서 내리기 원하는 승객들이 요청 사유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집에 가스 불을 켜놓고 왔다”라거나, “반려견 식사를 챙겨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대는 이들도 있다. “갑작스러운 공황장애” 등도 주요 하기 이유 중 하나로 밝혀졌습니다.

 

연예인 보겠다고 비행기 탔다 내려...
BTS가 전세기를 타는 진짜 이유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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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하기 요구가 항공사와 다른 승객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여전히 비슷한 악용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홍콩공항에서는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에 한류 아이돌그룹 극성팬 3명이 올라타 연예인을 본 뒤 이륙 직전 내리겠다고 떼를 쓰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이 때문에 탑승객 360여명이 모두 비행기에서 내려 보안점검을 다시 받느라 출발이 1시간 가까이 지연됐습니다. 대한항공은 어쩔 수 없이 말썽을 일으킨 승객 3명 모두에게 항공요금을 환불해 줬고, 이륙 지연으로 인한 비용까지 홍콩국제공항에 보상해야 했죠.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의 자발적 하기는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으나, 항공사가 승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요청을 들어주고 있다"며 "그러나 다른 승객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만큼 무책임하게 하기를 요청하는 사례는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연예인의 사생활 보호 또한 지켜지지 않아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해외에서 공연하기 위해 자주 비행기를 타는 아이돌. 그들이 비행기에서 겪는 일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따라오는 팬들 때문에 장시간 비행에도 화장실도 가지 못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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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는 전세기를 타는 진짜 이유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네이버 V LIVE를 통해 "우리가 전세기를 탄다. 비행기를 타고 싶은데 우리 스케줄을 알고 근처 자리에 앉는 분들이 있다. 아무래도 그런 사적인 공간에서는 마음 놓고 편히 못 쉬어서 많이 불편했다. 솔직하게 안 그래 주셨으면 좋겠다. 솔직히 정말 무섭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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