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한 정부가 병사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이에 병사들의 복지가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병사 충원율 또한 낮아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월급 200만원이라더니 '복지 비용 삭감'
정부가 내년도 병사 월급 인상을 위해 내년도에 증액한 예산(4131억원)의 45% 정도를 도로 삭감한 셈입니다. 병사 1인당으로 환산하면 평균 2만5000원의 월급 감소 효과가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내년부터 병사들은 생일날 특식으로 케이크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축구화 구매비나 이발비, 효도휴가비도 지원받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생일을 맞은 병사에게 1만5000원짜리 케이크를 사주기 위해 편성한 생일 특식 예산 48억4400만원은 내년도 예산에서 전액 삭감됐습니다.
병사 축구화 지원 비용(올해 29억5000만원)과 이발비(458억6300만원), 효도휴가비(58억9500만원)도 내년도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됐습니다.
자기개발비용 지원은 올해(359억7100만원)보다 절반이 삭감된 179억7200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자기계발교육 비용(562억3000만원)도 32.5% 줄어든 379억5300만원으로 편성됐습니다.
또 효도휴가비, 이발비는 과거 부족한 병사 월급을 보전하기 위해 지급한 현금성 복지예산이었으나, 병사 월급 인상에 따라 삭감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자기개발비용은 기존 지원 품목에서 운동용품을 제외하면서 50%를 감액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지원은 200만원보다 적어" 이병은 더 손해본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현금성·현물 복지 일괄 삭감은 이러한 병사 월급 인상 효과를 줄이는 조삼모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국회 국방위 전문위원은 보고서에서 "각 사업은 직·간접적으로 병 봉급 인상 및 내일준비적금 지원율 인상 등과 연계하여 삭감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경우 병 봉급 인상 폭에서 각 사업의 감액분만큼 실제 병사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어 "대통령 공약인 ‘2025년 병사 월급 200만원’이 사실상 병사지원 사업 삭감과 병행 추진되어 실제 병사에 대한 지원은 200만원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하반기에 입대하면 손해...반토막 난 충원율
특히 해병대 충원율이 현저히 낮습니다. 2023년 9월 7일 병무청 병무민원포털에 따르면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접수한 해병대 모집 지원율은 0.2 대 1이었습니다. 정원 829명 중 202명만 접수한 것입니다.
연중 12회 진행하는 정기모집에서 해병대 지원율은 올 3월 0.7 대 1, 올 6월 0.4 대 1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후 안 그래도 낮았던 경쟁률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또한 지난해의 경우 6, 7월 경쟁률이 모두 0.3 대 1이었습니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의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이 실현되면 현재 130만 원 수준인 병장 월급(지원금 포함)은 다음 해 165만 원, 2025년에는 205만 원으로 오릅니다.
송 의원은 "특정 시기에 입대자가 쏠리는 현상이 계속될 경우 병력이 부족해진 일선 부대들에서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면서 "국방부가 청년들의 입대 시기 쏠림 현상이 심화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병사보다 월급 낮은 장교?
서로 하려고 했던 ROTC 인기가 급격히 떨어진 이유는 여러가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현역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대우입니다.
현재 육군현역병으로 갈 경우 18개월만 복무하면 됩니다. 그러나 장교는 여기서 10개월을 더 있어야 합니다.
오는 2025년 육군 병장이 받는 월급은 205만원입니다. 기본급만 따진다면, 병사가 간부인 장교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 셈입니다. 급여도 낮은데 복무기간까지 약 10개월 길기 때문에 사람들의 지원률이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9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육군 학군단을 운영하는 전국 108개 대학 중 54곳이 후보생 정원이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